어제, 낮부터 밤까지 미국 드라마 '24시'라는 것을 보았다.
대통령이 되려는 미국 상원의원을 암살하려는 세력과 이를 막으려는 '대 테러 팀(CTU)'의 리더 와의 대립이
주가 되는 미국 드라마였다. 한창 재밌게 보는데,
유력한 대통령 후보(11개 주에서 압도적인 표를 얻고 있는)인 상원의원 '데이빗 팔머'가 아내에게 한 말, 한마디가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남아 생각을 하게 한다.
"그 끝은 대통령을 말하는 거요?, 나를 말하는거요?"
우선 기본적인 선행 내용을 이야기해야 될 것 같다.
팔머에게는 딸 '니콜'과 아들 '키이스'가 있었다. 어느날 니콜은 강간을 당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키이스는
강간범을 찾아가 몸싸움을 벌이고 결국 강간범은 죽게된다. 하지만 이 사실은 팔머를 후원하는 자들에 의해
팔머도 모르는 채로 7년이란 시간동안 은폐된다.
팔머가 대통령이 되려는 직후에 여러 상황에 의해 이 사건이 다시 키이스를 괴롭히게 되고
팔머도 이 사실을 알게된다. 결국 팔머는 죄를 고백하고 양심으로 부터 자유로워 지려는 자신의 아들을 위해
또한 자신의 무능함에 의한 괴로움으로 기자회견에서 이를 발표하려고 한다.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가족에 대해 충분한 신경을 못써줬다는 자책감)
팔머의 아내는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팔머에게
"그렇다면 이제 정말 끝이에요!" 라고 말한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상했겠지만 앞에 팔머가 말했던,
"그 끝은 대통령을 말하는 거요?, 나를 말하는거요?" 란 말은 이후에 등장한다.
물론 이전에도 팔머와 아내와의 갈등은 지속됬었다.
팔머는 Humanism차원에서 일을 처리하려 했고, 아내는 오직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만
모든 일처리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팔머의 저 한마디가 여성에 대해 편견과 부정적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내게는 의미있게 다가왔다.
그렇다. 과연 팔머의 아내는 팔머와 결혼했을때, 아니 최소한 팔머가 대통령 직에 나가려고 했다는 것을 알기 전에라도,
팔머를 진심으로 사랑했을까? 팔머의 저 말은 곧,
'당신이 사랑하는 것은 나 자신이오?, 아니면 내가 가지고 있는 지위요?'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저러한 의미를 담는 질문을 받는다면, 자신은 단순히 남편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가족을 위하는 자신의 마음을 왜 몰라주냐는 등의 가식적인 답변을 함으로써 자신의 속마음을 감출 것이다.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남편일까,
아니면 남편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졌을때 그 옆자리에 서있을 자기 자신일까.
자신의 가족이나 남편이 잘되는 것을 바라는 것, 그 자체는 분명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보편적 인류의 가치관을 흔들거나 Humanism에 어긋나거나,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송두리째 부정하거나 흔드는 것이라면
본래의 목적이 순수했더라도 타인이 보기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자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거나
좋은 취업자리를 강요하고 압박하는 부모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물론 사회적으로 문제가되는 몇몇 아이들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요즘 아이들은 바보가 아니다.
세계가 발달하면서 집안 외부의 폭넓은 상황과 story들을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정보화 시대의 산물이라고 해야하나?)
자신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란 말이다.
또한 자신의 살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는 자식은,
요즘 세계에 거의 없을 것이란 말이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 과도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압박하는 부모들은
과연, 자식을 사랑해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성공한 자식들의 부모가 자신들이라는 사실.
그 자체를 위한 것일까.

자식이나 남편이 부담과 갈등, 고민이나 역경을 느껴서는 안된다.
가족을 위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오히려 가족을 '죽음'자체나 사지로 내몰고 있는 가정이 요즘에는 적지 않다.
혹자는 가족이 부담감, 답답한 마음이 들지않게 하는 선에서만
가족을 위한다고 감히 말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과도한 압박은반발심리를 불러일으킴으로써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만약, 정말 만약에, 내가 팔머의 입장이라면..
미국인이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라면, 자식이 자신의 죄로 인해 정말 힘들어한다면,
이것의 공개가 내 선거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보편적 가치관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자식과 내 양심에 맞고 편안해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런데 아내가 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를 끝까지 반대하고 ..
계속 은폐하기 위해 비 인륜적인 행위까지 서슴치 않는다면..
이 사실들을 모두 알게되고 그래서 아내를 나무라고 반목하고 싸운다면,
그리고 나중에는 아내에게 '그렇다면 이젠 정말 끝이에요!'라는 말을 든는다면..
나라면... 홧김에 아내를 엄청나게 폭행했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을 위해', '당신을 위해', '너 잘되라고..', '다 널 위한거야' 와 같은
가식적인 말들은 남을 이해시키는데 큰 효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다.
오히려 스트레스와 답답함. 고민을 줄 뿐인 것이다.
큰 일이 터지고 난 뒤에 후회하는 것은 이미 늦는다.
보편적으로 잘 고민하고 무엇이 최선인지 잘 생각을 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 사람은 분명 훗날 사회에 나가서 그만큼 경쟁력이 있을 것은
분명하지만, 보통 이것이 옳은 출발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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